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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2024 메이저리그 개막...'두 번째 신인왕' 노리는 이정후, '어썸 시즌' 예고한 김하성

서울시리즈로 달아오른 메이저리그(MLB) 열기. '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이어간다. 현재 한국 야구 최고의 아이콘인 그가 꿈의 무대 정복에 나선다. MLB에서도 정상급 내야수로 올라선 '어썸 킴'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더 역대 한국인 빅리거 최고 규모 계약 경신을 위해 중요한 시즌을 맞이했다. '영웅 군단' 키움 히어로즈를 이끌던 두 선수가 새벽마다 야구팬에 설렘을 안길 전망이다. 이정후는 29일(한국시간) 오전 5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리는 2024 MLB 본토 개막전에 출전한다. 이미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전세기를 타고 경기가 열리는 샌디에이고에 도착했다. 구단은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이정후가 입단하고 공식 데뷔를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게재하며 기대감을 대신했다. 지난해 12월, 포스팅으로 빅리그에 진출한 아시아 야수 최고 몸값(1억1300만 달러)을 경신하며 샌프란시스코와 계약, 야구팬에게 자부심을 안긴 이정후는 시범경기에서도 맹타를 휘두르며 기대감을 높였다. 1번 타자·중견수로 고정돼 나선 13경기에서 타율 0.343(35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 출루율 0.425 장타율 0.486을 기록했다. 타율은 KBO리그에서 뛴 7시즌 동안 남긴 개인 통산 타율(0.340)과 비슷했다. 이정후를 향한 미국 매체들의 관심은 매우 높았다. 재도약을 노리는 샌프란시스코 성적을 좌우할 키플레이어로 꼽으며, MLB팬들이 주목해야 할 선수로 소개했다. 이정후가 시범경기를 치르기 전까지 우려의 시선도 보냈다. 전형적인 콘택트 히터인 그가 KBO리그보다 평균 구속이 훨씬 빠른 MLB 투수들의 공을 이겨낼 수 있을지 의심했다. 장타력도 줄어들 것을 봤다. 이정후는 시범경기 첫 출전이었던 지난달 28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첫 타석부터 안타를 쳤고, 이틀 뒤 나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선 홈런과 2루타를 때려내며 장타력을 뽐냈다. 13경기 중 무안타에 그친 경기는 4경기에 불과했다. 왼손 투수와의 8번 승부에서도 안타 4개를 쳤다. 이정후는 MLB 파이프라인 유망주 순위 2위인 잭슨 추리오(밀워키 브루어스) 서울시리즈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샌디에이고 잭슨 메릴과 함께 올 시즌 빅리그 무대를 처음 밟는 타자 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2017 KBO리그 신인왕인 그가 7년 뒤 MLB 무대에서도 '최고의 신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교롭게도 이정후의 MLB 정규시즌 데뷔전 상대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소속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절친한 사이' 김하성이 뛰는 팀이다. 샌디에이고는 이미 지난 20·21일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서울시리즈를 치렀고, 1승씩 나눠가졌다. 김하성은 두 경기 모두 무안타에 그쳤지만, '명불허전' 수비력과 팀 배팅을 보여줬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입단이 결정되기 전부터 김하성에게 많은 조언을 받았다. 김하성이 빅리그 일정을 마치고 복귀한 뒤 함께 여행을 다닐 만큼 친한 사이다. 자신의 롤모델과도 같은 선배를 빅리그 데뷔전에서 만나게 됐다. 이정후는 1번·중견수, 김하성은 5번·유격수 선발 출격이 유력하다. 김하성에게도 2024시즌은 매우 중요하다. MLB 무대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샌디에이고와 상호 옵션이 있지만, 김하성이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올 시즌 내 연장 계약에 합의할 가능성은 있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2023) 타율(0.260)과 홈런(17) 도루(38개) 모두 MLB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2루수와 유격수, 3루수까지 소화하며 시즌 뒤 발표된 내셔널리그(NL)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 시즌은 12년, 2억8000만 달러에 샌디에이고와 계약한 MLB 대표 내야수 젠더 보가츠를 밀어내고, 주전 유격수를 꿰찼다. 여기에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그에게 5번 타순을 맡겼다. 이미 정상급으로 인정받는 수비력에 공격력까지 더하면, 2억 달러가 넘는 빅딜 계약을 해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다. MLB에서 잔뼈가 굵은 최지만은 뉴욕 메츠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시범경기에서 4할 타율로 맹타를 휘두르던 박효준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산하 트리플A팀에서 2024시즌을 맞이한다. 이정후와 함께 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 무대 도전을 시작한 고우석도 샌디에이고 마이너리그팀에서 봄을 맞이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28 19:00
메이저리그

쫓겨난 악동 바우어, 다저스 상대 쇼케이스 등판···로버츠 감독 "노코멘트" 놀란 다저스도 '침묵'

성폭행 의혹으로 LA 다저스에서 쫓겨난 트레버 바우어 미국 메이저리그 복귀를 노리며 다저스를 상대로 공을 던진다. 다저스는 난감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바우어는 11일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다저스 캠프에서 다저스 마이너리그팀과 경기에 등판 예정이다. 이날 3이닝 정도 던질 계획이다. 바우어의 현재 소속은 아시안 브리즈로 이번이 데뷔전이다. 아시안 브리즈는 스프링캠프 기간에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팀으로 약 20일 동안 미국에서 메이저리그 산하 팀과 맞붙는다. LA 타임즈는 "다저스 구단이 바우어의 등판과 관련해 어떤한 언급도 삼갔다"면서 "구단 관계자들도 바우어의 등판에 놀란 눈치"라고 전했다. 다저스는 바우어가 가장 최근까지 빅리그에서 몸 담았던 팀이다. 2015년 빅리그에 데뷔한 바우어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신시내티 레즈를 거쳐 단축 시즌으로 열린 2020년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 사이영상을 동시 수상했다. 2021년 다저스와 3년 1억 200만 달러에 계약, 이적 첫 시즌 6월까지 8승 5패 평균자책점 2.59로 호투했다. 그러나 이후 성폭행 고소를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바우어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됐지만 많은 논란 속에 2023년 1월 다저스에서 방출됐다. 그에 앞서 MLB 사무국은 2022년 12월 바우어의 출장 정지 징계를 최종 194경기로 확정했다. MLB 사무국이 가정 폭력과 관련해 내린 가장 큰 징계에 해당한다. 어느 구단도 사고뭉치 바우어를 다시 데려가지 않았다. 바우어는 일본 프로야구(NPB)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요코하마 소속으로 19경기에서 10승 4패 평균자책점 2.76으로 건재함과 경쟁력을 과시했다. 요코하마를 비롯해 NPB 구단이 바우어의 영입을 노렸지만, 바우어는 MLB 복귀를 노리고 있다.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바우어가 MLB 구단과 계약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8일 바우어의 등판에 관해 묻는 질문에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겠다"며 노코멘트했다. 이형석 기자 2024.03.08 11:49
프로야구

[KS 5] KS 현장 찾은 김하성 "대한민국 야구 축제, 응원 위해 왔습니다"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 '영웅 듀오'가 한국시리즈(KS) 나들이에 나섰다.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KS 5차전이 열린 13일 잠실구장. 한국 야구를 빛낸 이들이 대거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시구로 레전드 사령탑 김성근·김응용·김인식 감독이 시구자로 나섰고, 한 시대를 풍미한 포수이자 이들의 제자 박경완(현 LG 트윈스 코치) 홍성흔(전 샌디에이고 마이너리그팀 코치) 장채근(현 홍익대 감독)이 시포자로 나섰다. 현재 KBO리그와 MLB 무대를 호령한 선수들도 축제 현장을 찾았다. MLB 통산 78승을 거둔 류현진,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메이저리그(MLB) 골드글러브(GG)에 빛나는 김하성, 이미 미국 현지 매체와 MLB 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예비 빅리거' 이정후였다. 이들은 경기 시작 직전 레던드 감독들과 함께 담소를 나눴다. 이후 류현진과 그의 아내 배지현 전 아나운서 그리고 김하성과 이정후 잠실구장 구내 식당에서 식사를 나눴다. 야구계 원로들에게 한 명, 한 명 인사를 나눴다. 이정후는 밥을 먹으면서도 KS 중계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이정후는 앞서 친분이 있는 LG 투수 이정용과 포옹을 나누며 선전을 기원하기도 했다. 김하성은 지난 6일 발표된 MLB 내셔널리그(NL) 유틸리티 부문 GG를 수상하며 한국 야구를 빛냈다. 아시아 선수로는 일본 야구 레전드 스즈키 이치로에 이어 2번째, 내야수로는 최초였다. 이정후는 곧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 문을 두들긴다. 현지 매체들 이정후의 몸값이 1억 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두 선수 모두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다. 야구 현장을 찾은 김하성에게 수상 소감을 묻자 "공식적을 말씀 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2019년,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두산 베어스와 KS를 치른 김하성은 빅리거이자 관중으로 찾은 KS에 대해 "대한민국의 야구 축제니까 다 같이 응원하고 즐기러 왔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한국 야구 대표 지도자들과 그라운드에서 팬들을 열광시키는 최고의 스타들이 찾은 KS 5차전. 가을축제가 무르익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13 19:43
프로야구

"긴장은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베테랑 김현수의 돌파법

“이제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 긴장은 풀 수 없는 거다. 그게 가능하다면 정신적으로 대단한 선수일 거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을 하루 앞둔 야구대표팀 선수들은 결연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시작으로 이번에 10번째로 태극마크를 단 김현수(35‧LG 트윈스)도 여전히 긴장하고 있었다. 긴장은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극복하는 대상이라는 게 베테랑의 설명이었다.대표팀 주장 김현수는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준비는 잘했다. 준비한 대로 되지 않는 게 야구이기 때문에, 그러더라도 꼭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WBC 대표팀은 2006년 4강, 2009년 결승에 진출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2013년과 2017년 대회에서는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2013년에는 네덜란드와의 1차전에서 0-5로 졌다. 2017 WBC 1차전에서는 이스라엘에 1-2로 덜미가 잡혔다. 이 기억을 잊기 어려운 탓에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는 첫 경기부터 선수들이 너무 긴장했다”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다.김현수는 “(국제대회에) 많이 나왔는데도 제가 가장 많이 긴장하는 거 같다. 긴장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상대도 마찬가지다. (긴장을) 풀도록 노력하고, 첫 경기를 어떻게든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9일 낮 12시 호주전, 10일 오후 6시 일본전에 대한 심적 부담감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베테랑답게 긴장감을 노련하게 관리하는 중이다.기자회견에 동석한 양현종(KIA 타이거즈)도 “첫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대회 끝날 때까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 부담스럽지만, 잘해야 하는 경기”라며 “호주에는 힘 있는 선수(타자)도 많고, 정교한 타자도 많다. 야구라는 건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스포츠다. 전력을 다하는 모습 보여 드리겠다”고 다짐했다.나성범(KIA)도 “현수 형과 함께 좋은 분위기에서 훈련을 해왔다. 새 시즌 새로운 선수들과 야구를 하는 (평소 같은) 기분으로 뛰겠다. 저희가 준비한 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에 앞서 따로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호주를 상대로 지금까지 전승(8승) 했다고 해서 방심하지 않는다. ‘가벼운 긴장’이라고 해야 할 거 같다. 우리는 여길(도쿄) 벗어나서 (준결승과 결승전이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로 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한국과 붙는 데이브 닐슨 호주 대표팀 감독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견고한 팀이다. 준비가 잘 된 것 같다”며 “우리도 많이 준비했다. 매우 팽팽하고 치열한 경기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아울러 닐슨 감독은 한국전 선발로 왼손 투수 잭 올로클린(23)을 예고했다. 미국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산하 마이너리그팀 선수인 올로클린은 1m96㎝의 거구다. 당초 한국전 선발로 KBO리그 경험이 있는 워윅 서폴드(33‧전 한화 이글스)가 유력하게 꼽혔다. 그러나 닐슨 감독은 젊은 올로클린을 발탁했다. 예전에 비해 구위가 떨어진 것으로 알려진 서폴드는 불펜에서 한국전을 준비할 전망이다. 한국 대표팀은 올로클린에 대한 분석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호주전 선발 투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규정에 따라 이날 오후 9시에 대회 조직위원회에 전달했다.도쿄(일본)=김식 기자 2023.03.08 18:01
메이저리그

[IS 피플]스테로이드 시대를 저격한 저지...그에 관한 8가지 이야기

천부적 재능과 축복받은 신체조건 노력하는 자세, 무엇보다 겸손하고 바른 인성을 갖췄다. 2022년 미국 전역을 달구고 있는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 '청정 거포' 애런 저지(30) 얘기다. 저지는 지난 2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 경기에 선발 출전, 팀이 4-8로 지고 있던 9회 말 타석에서 상대 투수 윌 크로우의 싱커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저지의 시즌 60번째 홈런이 터진 순간이다. 1927년 MLB 레전드 베이브 루스가 최초로 단일시즌 60홈런을 넘어섰고, 이후 로저 매리스(1961년·61개) 마크 맥과이어(1998년 70홈런·1999년 65홈런) 새미 소사(1998년 66홈런·1999년 63홈런·2001년 64홈런) 배리 본즈(2001년 73홈런)가 뒤를 이었다. 저지가 MLB 역사상 6번째로 60홈런을 때려낸 타자가 됐다. 횟수로는 9번째다. MLB에서 60홈런 이상 기록한 타자가 나온 건 2001년 소사와 본즈 이후 21년 만이다. 미국 현지에선 "사실상 61년 만에 나온 기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04년 터진 약물 스캔들이 미국 법무부의 조사를 거쳐 사실로 드러났고, 맥과이어·소사·본즈가 금지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저지는 도핑 검사가 강화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60홈런을 때려낸 타자다. 루스와 로저스에 이어 양키스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만든 대기록이라는 점도 주목받았다. 22일까지 타율 0.317 60홈런 128타점을 기록한 저지는 아메리칸리그(AL) 타격 3관왕(타율·타점·홈런)도 노린다. 21세기 최고의 타자로 나아가고 있는 저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 한 부부가 마음으로 낳은 아들 저지는 입양아다. 1992년 4월 26일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태어난 그는 다음날 린덴에서 교사로 일하던 웨인-패티 저지 부부에게 입양됐다. 10살 무렵 저지는 자신과 부모가 닮지 않은 점을 이상하게 여겼고, 저지 부부는 이때 그에게 입양 사실을 전했다고. 저지는 전과 다름없이 책임감과 예의를 중시하는 부부의 가르침 속에 성장했다. 그는 빅리거가 된 뒤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어머니로부터 옳고 그른 것을 구분하는 법, 사람들을 대하는 법을 배웠다. 부모님이 아니었다면 나는 양키스 선수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감사를 전했다. ◆ 자이언츠팬, '악의 제국' 슈퍼루키로 저지가 자란 린덴은 샌프란시스코와 가까운 편이다. 저지도 지역 야구단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팬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종료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그가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저지는 린덴 고등학교 시절, 준수한 학업 성적을 유지하면서도 미식 축구(풋볼)·농구·야구 3대 스포츠 모두 두각을 드러낸 스포츠 엘리트였다. 졸업반이었던 2010년에는 MLB 구단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그를 지명하기도 했다. 수많은 대학 풋볼팀이 그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저지는 프레스노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 학업을 이어가길 바라는 부모의 뜻에 따랐다. 대학에선 야구만 전념했고, 투수 겸업도 중단했다. 오직 외야수로 나섰다. 3학년이었던 2013년에는 출전한 56경기에서 타율 0.369 12홈런을 기록하며 특급 유망주다운 성적을 남겼다. 고교 시절부터 탁월한 신체조건(키 201㎝·몸무게 128㎏)과 파워도 주목받은 저지는 2013년 MLB 드래프트에서 뉴욕 양키스의 1라운드 두 번째 지명(전체 32위)을 받으며 '악의 제국'에 입성했다. 양키스는 그에게 샤이닝 보너스로 180만 달러를 안겼다. ◆ 빅리그 데뷔전 홈런 저지가 양키스와 계약한 직후 베이스볼아메리카는 저지에 대해 "타율 2할 5푼대를 기대할 수 있지만 삼진을 많이 당할 수 있다. 큰 키, 긴 팔을 가진 선수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파워는 탁월하다. 평균 이상의 어깨 힘을 갖고 있어 우익수 수비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저지의 타고난 신체 조건을 약점으로 보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기우였다. 저지는 다른 유망주에 뒤처지지 않고, 빠른 속도로 상위 무대에 올랐다. 2015년엔 더블A와 트리플A를 오가며 한 시즌 20홈런을 쳤고, 2016년엔 트리플A에서만 19홈런을 기록했다. 빅리그 데뷔는 2016년 8월 14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이었다. 6년 뒤 '약물 시대'를 심판하는 타자로 이름을 남기는 선수가 등장한 경기다. 강렬했다. 조 지라디 당시 양키스 감독은 저지 그리고 내야 유망주 1위였던 타일러 오스틴을 나란히 콜업한 뒤 바로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저지는 오스틴과 함께 전무후무한 기록을 합작했다. 바로 루키 듀오의 데뷔 타석 백투백 홈런. 7번 타자(1루수)로 나선 오스틴이 투수 맷 안드리스로부터 먼저 홈런을 쳤고, 이어 8번 타자(우익수)였던 저지가 체인지업을 공략, 비거리 140m 대형 중월 홈런을 쳤다. MLB 역사상 최초 기록이었다. 양키스는 이 경기 전날 슈퍼스타였던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은퇴식을 치렀다. 리빌딩, 새 시대를 준비하던 양키스에 두 신성의 데뷔 타석 홈런은 의미가 있었다. ◆ 역대급 신인, 지터의 후계자 저지는 빅리그 콜업 첫 시즌(2016)은 기대에 못 미쳤다.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지만, 2016시즌 출전한 27경기에서 타율 0.179에 그쳤다. 홈런(4개)은 경기 수 대비 적은 편이 아니었지만, 타수(84)의 절반이나 삼진(42개)을 당할 만큼 정교한 타격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겨우내 빅리그에서 생존하기 위해 노력했다. 원래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편이었는데, 동료나 코치에게 여러 조언을 듣고 타격 메커니즘을 수정했다고 한다. 그렇게 맞이한 2017시즌. 저지는 역대급 레이스를 보여준다. 4월 한 달 동안 타율 0.303 10홈런 20타점을 기록하며 '이달의 신인'으로 선정됐다. 6월 1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선 시속 195㎞ 홈런 타구를 때려냈다. 이튿날에는 시즌 최장 비거리(151m) 홈런까지 기록했다. 저지의 홈런은 빠르고 멀리 뻗었다. 전반기에만 30홈런을 친 그는 올스타 투표에서도 아메리칸리그(AL) 최다 득표(448만 8702표)를 얻으며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로 인정받았다. 후반기에도 저지의 진격은 멈추지 않았다. 꾸준히 홈런포를 생산했다. 9월 26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선 시즌 50홈런을 때려내며 'AL 신인 선수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MLB 대표 홈런 타자로 알려진 마크 맥과이어가 신인 시절 세운 49개를 넘어섰다. 저지의 2017시즌 최종 홈런 기록은 52개. 이는 여전히 AL 신인 선수 최다 홈런 기록이다. 저지는 시즌 종료 뒤 AL '올해의 신인' 투표에서 1위 표를 모두 휩쓸며 만장일치 신인왕에 올랐다. 양키스는 '영원한 캡틴' 데릭 지터가 신인왕에 오른 1996년 이후 21년 만에 신인왕을 배출했다. ◆ 저지스 체임버 저지는 2018·2019시즌 각각 27홈런을 때려냈다. 2017시즌보다 절반 정도 줄어든 수치. 이는 사구에 오른손목을 맞아 생긴 부상(2018)과 사근 통증(2019)을 안고 만든 기록이다. 단축 시즌(팀당 60경기)으로 치러진 2020시즌도 갈비뼈 부상으로 28경기에밖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2021시즌은 148경기를 소화하며 내구성 우려를 지웠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잠시 이탈했을 뿐이다. 2021시즌 홈런은 49개를 때려냈다. 저지를 향한 양키스팬의 사랑은 각별하다. 그는 리그 대표 선수이자 지터를 잇는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당장 2017시즌부터 양키 스타디움 우측 외야에 그의 이름 저지(Judge·판사)를 딴 ‘저지스 체임버(Judge’s Chambers·저지의 법정)’라는 전용 응원석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 입장하는 팬들은 법복을 입고 법봉을 응원 도구로 사용한다. 그가 타석에 들어서면 전광판에는 마치 재판장에서 판사를 맞이하듯이 'ALL RISE(일동 기립)'이라는 문구가 새겨진다. 팬들도 이 문구를 직접 적은 피켓을 꺼내 들거나 육성으로 외친다. ◆ 힐만 감독과의 인연 저지가 한창 MLB를 달궜던 2017시즌, 당시 KBO리그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를 이끌던 트레이 힐만 감독이 현장에서 저지를 언급했다. 그는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팀 육성 코치로 일할 때 막 입단한 저지를 지도하며 받은 인상을 전했다. 힐만 감독은 "긍정적인 사고와 겸손한 자세를 지닌 선수였다. 뛰어난 신체적·정신적 자질을 갖춘 대단한 유망주였다"고 떠올렸다. 이어 "마이너리그에서도 정말 최선을 다해 훈련했다. 열린 귀로 코치진의 조언을 경청했다. 배우려는 자세를 보였다"며 저지의 남다른 면모를 소개했다. 힐만 감독은 배팅 케이지에서 타격 훈련을 하는 저지에게 입버릇처럼 "자세를 낮춰"라고 조언했다고. 저지는 "나를 작아 보이게 하고 싶은가"라며 농담을 하면서도 힐만 감독과 눈을 맞추기 위해 몸을 낮추는 배려를 보이기도 했다고. ◆ 영어강사 존 저지 저지의 형 존 저지는 한국 출생 입양아로 알려졌다. 저지는 한 유튜브 채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형 존이 현재 한국에서 영어 강사로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회가 된다면 형을 만나기 위해 한국행도 고려 중이라고도 전했다. 저지는 양키스 입단 초기 한국계 미국인으로 알려진 롭 레스프나이더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주 개인 SNS(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오는 11월 부산(사직구장)과 서울(고척 스카이돔)에서 'MLB 월드투어 코리아시리즈 2022'이 열린다. MLB 월드 투어 일환이다. 마이크 매시니 캔자스시티 로열스 감독이 MLB 올스타팀 지휘봉을 잡는다. 아직 선수 명단은 발표되지 않았다. 한국과 인연이 있는 저지가 이번 대회에 참가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 피앙세 사만다 브랙시크 저지는 지난해 12월 하와이주 마우이섬에서 여자친구 사만다 브랙시크와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렸다. 하객은 가족 친지 지인 그리고 양키스 동료 몇 명 정도였다고. 최초 보도는 야구 인기가 높지 않은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이었다. 고교(린덴) 시절 인연을 맺은 커플은 대학(프레스노)도 함께 진학해 사랑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MLB 슈퍼스타들의 아내나 여자친구도 주목받게 마련이다. 사만다는 상대적으로 노출이 많지 않았지만,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음주운전 혐의로 조사받은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안희수 기자 2022.09.22 16:00
프로야구

[KBO리그 40년 The moment] 이종도 만루포로 시작해 김유동 만루포로 끝난 1982년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 프로야구 창립 총회 1981년 12월 11일 서울 중구 소공동 한 호텔에서 프로야구 출범을 알리는 창립총회가 열렸다. 1982년 1월 15일 대전·충청 연고로 OB 베어스가 가장 먼저 창단했고, 1월 26일 MBC 청룡이 서울 연고로 깃발을 올렸다. 1월 30일과 2월 3일에는 해태 타이거즈(광주·전라)와 삼성 라이온즈(대구·경북), 2월 5일과 12일에는 삼미 슈퍼스타즈(인천·경기·강원)와 롯데 자이언츠(부산·경남)가 차례로 창단, 6개 구단이 베일을 벗었다. ② 프로야구 전두환 전 대통령 시구 1982년 3월 27일 오후 2시 24분. 서울운동장(동대문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자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나섰다. 시포는 MBC 포수 유승안이 맡았다.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시구가 끝난 뒤 유승안이 공을 전달하기 위해 마운드로 향하자 경호원들이 깜짝 놀라 유승안을 몸으로 막아섰다. ③ 이만수 역사상 첫 홈런 리그 첫 홈런의 주인공은 삼성 이만수였다. 개막전 5회 MBC 유종겸을 상대로 짜릿한 손맛을 본 이만수는 앞서 1회에는 리그 첫 안타와 타점을 기록하는 등 말 그대로 '개막전의 사나이'였다. 그는 "안타도 좋았지만,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 때의 그 기분을 잊을 수 없다. 펄쩍펄쩍 뛰면서 지금은 돌아가신 서영무 감독님을 안고 들어왔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④ 이종도 끝내기 만루 홈런 개막전의 진짜 주인공은 4안타를 때린 정구왕(삼성)도 4타점을 올린 유승안도 아니었다. 삼성은 초반 5-0으로 크게 앞서 손쉽게 승리를 따내는 듯했다. 그러나 7-4로 앞선 7회 말 유승안에게 동점 스리런 홈런을 맞고 승부가 연장으로 흘렀다. 7-7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10회 말 이선희를 상대로 끝내기 만루 홈런을 때려낸 이종도가 마지막에 웃었다. 이날 그의 기록은 5타수 3안타(1홈런) 5타점이었다. ⑤오대석 사이클링 히트 6월 12일 오대석(삼성)은 프로야구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부산에서 열린 삼미전에서 1회 3루타, 3회 2루타, 5회 단타에 이어 6회 삼미 투수 한상연으로부터 투런 홈런을 기록했다. KBO리그 사상 첫 사이클링 히트(히트 포 더 사이클)였다. 역대 두 번째 사이클링 히트는 5년 뒤인 1987년 8월 이강돈(빙그레 이글스)이 해냈다. 지금까지 이 기록은 총 29번 달성됐다. ⑥ 부산 올스타전 개최 프로야구 원년 올스타전은 지역을 옮겨가며 세 차례 열렸다. 1차전이 열린 곳은 부산이었다. 구덕야구장이 조명 시설을 완비하면서 부산의 첫 야간경기로 7월 1일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치러졌다. 2차전은 광주, 3차전은 서울에서 개최됐다. 초대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는 김용희(롯데)였다. ⑦ 김유동의 한국시리즈 만루포 프로야구 원년 한국시리즈는 전기리그 우승팀 OB와 후기리그 우승팀 삼성의 맞대결이었다. 길었던 시리즈에 마침표가 찍힌 건 6차전 9회 초 2사 만루였다. 4-3으로 앞서던 OB는 김유동이 짜릿한 만루 홈런으로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린 김유동은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⑧ '4할 타자' 백인천 프로야구 원년 최고의 타자는 MBC 백인천이었다. 71경기에 출전해 타율 0.412(250타수 103안타)를 기록했다. 1994년 이종범(당시 해태)이 104경기까지 4할 타율을 유지, 백인천의 기록에 근접했지만 타율 0.393로 시즌을 마쳤다. 이후 4할 타자는 나오지 않았다. ⑨ '불사조' 박철순 원년 마운드의 주인공은 ‘불사조’ 박철순이었다. 36경기에 등판해 무려 24승을 쓸어담았다. 완투 15회, 완봉 2회, 세이브까지 7개를 올리면서 OB 마운드를 이끌었다. 이후 연이은 부상 탓에 박철순은 이후로 한 번도 시즌 10승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불사조처럼 돌아와 1996년까지 투혼을 불살랐다. ⑩ 행크 애런 내한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적인 홈런왕 애런은 1982년 8월에는 삼성의 초청으로 방한했다. 이어 10월에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산하 마이너리그팀을 이끌고 다시 한국을 찾았다. 애런은 선수들에게 타격 기술을 지도했고, 구단 관계자에게는 리그 운영 팁을 건네기도 했다. 배중현 기자 사진=한국프로야구 20년사·30년사, IS 포토 2022.09.08 09:00
프로야구

[IS 고척] 수베로 감독 "'마이너' 얘기 들은 적 없다, 과정 믿어달라"

카를로스 수베로(50) 한화 이글스 감독이 "과정을 좀 더 믿어달라"고 당부했다. 한화는 올 시즌 73경기 승률이 0.333(24승 1무 48패)로 리그 최하위다. 2020년 11월 수베로 감독과 3년 계약하며 팀 체질 개선에 나섰지만 지난해 10위(49승 12무 83패·승률 0.371)에 이어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팀 순위가 하위권에 처지면서 최대 목표였던 '리빌딩'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시선도 많아졌다. 6월 30일 한 방송에선 한화 구단 프런트가 수베로 감독에게 "(여기는) 마이너리그가 아니다"라는 지적을 했다고 알려지면서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수베로 감독은 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 원정 경기에서 앞서 "한화 프런트의 어느 분과도 그런 식의 대화를 나눈 적이 전혀 없다. 없었던 일에 대해서 있었던 것처럼 설명하는 게 거짓이고 왜곡이지 않을까 싶다. 어떤 기자가, 어떤 소스를 통해 방송으로 (그런 내용을) 유출했는지 모르겠지만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화와 계약한 뒤 언제나 이 팀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방법만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어린 선수들이 (1군에) 더 많은 팀이기 때문에 조금 마이너리그팀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감독은) 어떤 선수를 주축으로 세우고 (팀을) 다시 일으킬 수 있을지 그런 생각만 한다"고 항변했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달 19일 NC 다이노스 원정에선 경기 막판 더그아웃을 잠시 비운 게 방송 카메라에 잡혀 홍역을 앓았다. 경기를 중계한 한 해설위원이 "감독이 경기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전혀 그렇게 경기를 압박하면서 짜임새 있게 가져가지 못하고 있다"며 "타자가 안타를 치고 나갔는데 그 상황을 전혀 이용하지 못하고 (감독이) 이닝 중간에 나와서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있었다. 이해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수베로 감독이 "선수와 대화를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고 해명해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좋지 않은 팀 성적과 궤를 함께하면서 예상치 못한 사건·사고가 더 크게 조명되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이런 게 이슈가 되는 이유는 승리와 패배가 바깥에서 보는 분들의 시선일 수밖에 없음을 이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한화가) KIA·삼성·LG에 3승 20패를 했다. 다른 팀과는 5할 가까운 승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세 팀에 엄청난 열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화는 KIA(6패) 삼성(2승 7패) LG(1승 7패)에 유독 약하다. 세 팀의 상대 전적을 제외하면 한화의 팀 승률은 0.333에서 0.429(21승 1무 28패)로 올라간다. 수베로 감독은 "(한화는) 작년보다 더 좋은 팀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업다운(기복)을 조금씩 줄여가고 있다. 과정을 보고 있는 사람에게 그 과정을 좀 더 믿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오늘 경기에 뛰는 많은 선수를 한 명씩 비교해봐도 장족의 발전을 이뤘고 나이를 고려하면 더 발전한 부분이 있다. 계속해서 과정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척=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7.01 18:07
야구

[포커스 IS] 경기마다 바뀌는 라인업, 수베로 감독의 관리 야구

한화는 지난 시즌 KBO리그 구단 중 라인업 교체가 가장 빈번했다. 정규시즌 144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141개의 라인업을 사용했다. 리그 평균(119개)보다 22개가 더 많았다. 붙박이 주전이 부족한 팀 사정상 포지션마다 여러 선수를 돌려가며 기용한 결과였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체제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화는 13일까지 8경기에서 6개의 라인업을 사용했다. 다른 팀보다 월등하게 많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은 것도 아니다. KBO리그를 처음 경험하는 수베로 감독의 상황을 고려하면 흥미를 자아내는 '수치'이다. 그는 "스프링캠프를 진행한 한두 달이 선수단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간이었다"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의 다양한 라인업은 '관리 야구'로 연결된다. 13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수베로 감독은 "7경기에서 7경기의 라인업을 사용했다"며 웃었다. 자주 라인업이 바뀌었다는 걸 에둘러 한 표현했다. 이어 "주전이라고 할 수 있는 노시환·정은원·하주석·라이온 힐리를 포함해 외야수까지 (정규시즌 개막 후) 한 번씩 오프(휴식)를 줬다. 오늘도 정은원이 (선발 라인업에서 빠져) 하루 쉬어간다"며 "스태미너와 관련된 걸 잘 알고 있어서 (선수들이) 지치기 전에 로테이션을 돌려서 관리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경험에서 얻은 교훈이 작용했다. 수베로 감독은 2001년부터 2015년까지 다수의 마이너리그팀 감독을 역임해 팀을 이끌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는 메이저리그(MLB) 밀워키 구단의 1루 및 내야 코치를 맡아 여러 선수의 성장과 좌절을 지켜봤다. 그는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백업 선수의 중요성을 크게 느꼈다. 주전 멤버가 피로도 등을 이유로 빠졌을 때가 (팀으로선) 중요한데 그때 백업 선수가 어느 정도 퍼포먼스를 보여주길 바란다. 하지만 출전 시간을 보장하지 않은 상황에선 그런 걸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업들에 출전 시간을 보장해야 이후 변수가 발생했을 때 어느 정도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주전 의존도가 높을수록 그 선수가 빠졌을 때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올 시즌 한화는 노시환·정은원·하주석을 중심으로 박정현·임종찬·유장혁·김민하·장운호 등이 돌아가면서 기회를 잡고 있다. 포수 최재훈도 이해창과 출전 시간을 나눈다. 이른바 '1+1'로 기용되는 선발 박주홍과 김이환도 계속 서로의 순번을 바꿔가면서 경기를 소화한다. 특정 선수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걸 막고 여러 선수에게 경험과 기회를 준다. 수베로 감독은 "출전 시간을 보장하면서 (백업 선수들이)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은 시즌을 '길게' 보고 있다. 대구=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4.15 00:04
야구

[배영은의 야野·생生·화話] 윌리엄스-수베로 극과 극 대결

프로야구 출범 40년 만에 최초로 ‘외국인 감독 2인 시대’가 열린다. KIA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56) 감독과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49) 감독이 올 시즌 나란히 KBO리그 더그아웃을 지킨다. 윌리엄스 감독은 7일, 수베로 감독은 11일 각각 입국해 2주 자가격리 중이다. 다음 달 1일 시작하는 국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있다. 한국에서 첫 시즌을 맞는 수베로 감독은 온 가족과 함께 대전으로 이사했다. 제리 로이스터(전 롯데 자이언츠), 트레이 힐만(전 SK 와이번스) 등 KBO리그를 거쳐 간 외국인 감독 중 아내, 아들, 딸 등 가족 모두를 데리고 온 건 수베로 감독이 처음이다. 한화 구단은 대전 시내 한 아파트에 수베로 감독 가족 거처를 마련했다. 두 감독은 여러모로 상반된 경력을 지녔다. 윌리엄스 감독은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선수 시절 메이저리그(MLB)에서 다섯 차례 올스타로 뽑혔다. 월드시리즈(WS)에서도 우승했고, 골드 글러브와 실버 슬러거도 수상했다. 은퇴 후엔 MLB 워싱턴 내셔널스 감독을 맡아 통산 179승을 올렸다. KBO리그 역대 사령탑 중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수베로 감독은 선수와 지도자 시절을 대부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다. 2001년부터 15년간 마이너리그팀 감독을 맡아 유망주 발굴과 선수 육성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는 MLB 밀워키 브루어스 내야 코치를 맡아 리빌딩의 한 축을 담당했다.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베네수엘라 대표팀 감독을 거쳤다. 두 팀이 외국인 감독을 선택한 이유와 방향성은 이와 같은 두 사람의 선수 및 지도자로서 경력과 스타일의 차이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KIA는 2017년 한국시리즈(KS) 우승팀이다. 2019년을 7위로 마친 뒤 ‘포스트시즌 복귀’를 목표로 삼았다. 도약을 위해 윌리엄스 감독을 영입했다. 지난 시즌엔 승률 5할(73승 71패)을 넘겼고, 마지막까지 5강 싸움을 했다. 한화는 1999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KS에서 우승했다. 2010년 이래 항상 약팀이다. 특히 최하위로 끝난 지난 시즌은 팀 안팎으로 여러 문제가 불거졌다. 프런트부터 선수단까지 대대적인 개혁을 마치고 ‘환골탈태’를 목표로 삼았다. 수베로 감독의 임기 3년 동안 팀 육성 시스템을 처음부터 다시 정립하겠다는 계획이다. 공통점이 거의 없는 두 감독. 그래도 이방인의 애환을 나눌 동료가 생긴 건 서로 기뻐할 일이다. 특히 수베로 감독에게는 먼저 KBO리그에 자리 잡은 윌리엄스 감독이 큰 힘이 될 거다. 윌리엄스 감독 역시 “수베로와 친분이 깊지는 않지만, 서로 아는 사이다. 앞으로 한자리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시간이 올 것”이라며 반겼다. 지난해 윌리엄스 감독은 이른바 ‘와인 투어’로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특별히 제작한 케이스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와인을 넣어 9개 구단 감독에게 선물했다. 그러자 다른 감독들도 소곡주, 감와인, 인삼주, 모주 등으로 답례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소중한 추억이었다. 올해도 비슷한 이벤트를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수베로 감독이 윌리엄스 감독의 이벤트에 어떻게 화답할지 벌써 궁금하다. 배영은 야구팀장 bae.youngeun@joongang.co.kr 2021.01.19 12:21
야구

한화, 올스타 출신 투수코치 영입…수석코치도 육성 전문

한화 이글스가 카를로스 수베로(48) 신임 감독과 함께할 외국인 코치 두 명을 4일 발표했다. 대럴 케네디(51) 수석코치와 호세 로사도(46) 투수코치다. 수베로 감독이 후보군을 추천했고, 구단이 면접을 통해 적임자를 선택했다. 케네디 수석코치는 1998년부터 2019년까지 21년간 마이너리그팀 감독을 맡아 통산 1915경기를 지휘했다. 살바도르 페레스, 윌 마이어스 등이 케네디 코치 지도 아래 성장했다. 올해는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 수비 코디네이터로 일했다. 한화는 "케네디 코치가 마이너리그에서 오랜 기간 젊은 유망주들과 소통해온 점이 젊고 역동적인 팀 컬러를 확립하려는 구단의 목표에 부합한다고 본다. 캔자스시티에서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코칭 시스템 간극을 줄이는 소통 창구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는 점도 선임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로사도 투수코치는 두 차례나 메이저리그 올스타로 뽑힌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1996년부터 2000년까지 메이저리그 125경기(선발 112경기)에 등판했다. 그러나 부상으로 25세에 은퇴한 뒤 지도자로 전향했다. 2011년부터 뉴욕 양키스 마이너리그 투수코치를 맡아 유망주 투수를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한화는 "로사도 코치가 면접 때 얘기한 투수의 훈련과 컨디셔닝 방식, 경기 중 투수 운영 등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험과 성과를 겸비한 외국인 코치들의 코칭 시스템을 기반으로 향후 구단의 육성 체계를 확고하게 구축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민철 한화 단장은 "선진화된 시스템 속에서 육성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신임 감독과 코치들의 시너지가 필요하다. 이 코치들이 우리 팀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국내 코치진과 협업을 통해 팀의 운영 및 육성 체계를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는 수석과 투수 외에 외국인 타격코치 추가 영입도 고려하고 있다. 선임된 코치들은 수베로 감독과 함께 내년 1월 입국할 예정이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0.12.0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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